알리발 i5-11320h 미니 PC 사용기
알리에서 미니 PC를 산지 좀 되었다. Firebat의 TK-11 모델이다.
스펙
스펙에 비해 가격이 굉장히 착해서 관세도 안냈다. 스펙은 다음과 같았다,
i5-11320H
16GB Ram
512GB SSD
Windows 11 Pro 정품
이 스펙에 가격은 할인 포함해서 140달러였다. 참을 수가 없었다.
왜 지름신이 강림했는가.
이 미니 PC를 구매한 이유는 롤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메인컴에서 롤을 했지만 이제는 못한다. 라이엇이 뱅가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내가 게임 하든 안하든 무조건 컴퓨터를 키자마자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키자마자 뱅가드를 종료하면 된다지만, 일단 숨겨진 아이콘 트레이에 표시되는 뱅가드를 종료하더라도 계속 남아있다는 주장도 있어서 도무지 믿을수가 없었다. 근데 또 롤을 아예 접긴...
그래서 저렴한 미니PC 하나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근데 그러면 N100 미니PC를 사면 되는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N100 미니PC면 되는거 아님?
사실 N100 미니PC로는 롤 하기가 힘들다. 많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빨아먹기 위해 제목과 썸네일에 "N100 롤 쌉가능"이라는 자극적 문구를 넣지만 현실은 어림도 없다.
실제로 그런 어그로를 끄는 유튜버들이 롤 가능하다면서 플레이하는게 AI 봇전이다. 솔랭이나 일반겜같은 10명이 동시접속하고 굉장히 경쟁적인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는 유튜버는 많지 않다.
실제로 솔랭을 N100 미니PC로 돌리려 한다면 극초반에만 쾌적하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최저프레임을 방어하지 못해 버벅거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게임을 하려고 N100을 사려한다면 매우 말리고 싶다. N100은 딱 영상 재생 + 사무용으로 적합한 CPU다.
i5-11320H가 들어간 이 미니PC를 선택한 이유
물론 모래낭비 cpu는 맞다.
이 CPU는 인텔 11세대 CPU인데 이 11세대 인텔 CPU들은 모래낭비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나도 동의한다.
스펙이 4코어 8쓰레드에 TDP 28W 짜리인데 성능은 벤치 돌려보면 라이젠 5500u나 5700u와 힘겨운 싸움을 한다. 그리고 전력소모나 발열은 라이젠이 훨씬 착하다.
근데 싱글코어 성능이 깡패다.
그래도 내가 하려는 롤이라는 게임이 멀티코어 성능이 중요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싱글코어의 깡성능이 중요한데 i5-11320h는 르누아르 라이젠 모바일 APU들보다 20~25% 정도 좋다. 기본 클럭도 인텔 CPU들이 좀 더 높다. 즉 롤같은 게임 돌릴 때는 이 인텔 CPU가 더 체감이 좋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픽이 무려 96EU짜리 Iris Xe??
그리고 내장그래픽 성능이 훨씬 좋다. Iris Xe 그래픽은 연산유닛 개수가 CPU의 체급마다 모두 다르다. 그래서 모두 같은 Iris Xe가 아니다. i5-11320h는 Iris Xe graphics가 들어갔는데 무려 연산유닛이 96코어나 박혀있는 모델이다. 그래서 찾아보니 그래픽 성능이 Vega 8보다 약간 더 좋게 나온다.
무엇보다 가격이 깡패
가격이 깡패면 소비자는 사는 법이다. 르누아르 모바일 APU들과 비슷한 체급의 CPU를 박아넣고 16GB 램과 512GB SSD를 주는데 가격이 관세 내라고? 당시 내가 미니PC 사려고 알리에서 미친듯이 제품을 찾았는데 이것보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 없었다.
개봉기 및 분해기
개봉하면 본체와 설명서가 들어있다.
퀄리티는 상당하다. 싼티가 느껴지지 않았다. 재질은 금속 느낌나는 플라스틱 같았다.
제품 전면부에는 전원버튼, USB-A 2개, USB-C 1개 그리고 3.5mm 이어폰 잭이 있다.
측면에는 VGA 포트가 있다. VGA 사용자까지 고려하다니... 근데 그냥 이런거 빼고 가격을 더 낮췄다면 좋았을 것 같다.
후면부에는 DC 전원입력, 랜포트, HDMI 포트 2개, USB-A 2개가 있다. 그리고 켄싱턴락도 보인다.
나사 두개를 풀면 바로 뚜껑이 열린다. 열자마자 2.5인치 하드를 넣을 수 있는 하드베이가 보인다.
하드 베이를 고정하는 나사 3개를 풀고 들어내면 안에 기판이 보인다. 기판이 검정색이다.
DDR4 램을 지원하는 SO-DIMM 램 슬롯이 2개가 있고 M.2 슬롯은 두개가 보인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SSD 아래에는 랜카드도 보인다.
아니 근데 16GB 램이라길래 8기가 두 장이 꽂혀있을 줄 알았는데 16GB 한장이 박혀있다니 예상과 다르다.
왜냐면 Iris Xe 그래픽은 램이 듀얼채널일 때 작동하는데, 이대로 쓴다면 UHD graphics로 작동해서 롤 할때 망한다. 그래서 8GB 램 두장을 사고 박혀있는 16GB 램은 당근할 예정이다.
기본 제공되는 512GB SSD다. 제품 설명 페이지에 NGFF 규격 SSD(그니까 SATA 규격)이라 했는데 방열판이 덮어져 있어서 혹시 NVMe 아닐까 살짝 설렜다. 하지만 방열판 까보니 그런 일은 없었다. 실리콘모션의 컨트롤러를 쓰는 흔하디 흔한 알리발 SSD 중 하나였다. 그래도 읽기 쓰기 성능은 딱 그정도 규격의 SSD에 맞게 충실하게 뽑아준다.
기본적으로 박혀나오는 랜카드는 Cdtech이라는 들어보지 못한 회사에서 리얼텍 칩셋을 가져와 만드는 랜카드다.
칩셋은 RTL8852BE인데 Wifi6와 Bluetooth5.0을 지원하지만 안정성이 별로 좋지 못해 온갖 욕을 들어먹는 모델인 것 같다. 쓰다가 영 아닌 것 같다면 AX210으로 교체를 추천한다. AX210 알리에서 사면 운좋으면 만원도 안 한다.
반대쪽 뚜껑도 따봤다. 그리 크지 않은 노트북 수준의 쿨링팬 하나와 작은 히트싱크가 발열 해소를 담당하고 있다. 빡센 로드를 오랬동안 건다면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가 날 것이다. 롤만 하니까 큰 불만사항은 아니다.
알리발 미니PC는 꼭 Windows를 클린설치하자.
알고있는 사람도 있을텐데, 알리발 미니PC 중 일부가 Windows 복구 파티션에 스파이웨어나 멀웨어를 심어서 출고하다가 적발되었다. 이렇게 복구 파티션에 백도어를 심은 제품의 경우에는 Windows 설정에서 PC를 재설정하더라도 계속 복구 파티션을 통해 재설정된 Windows에도 백도어를 다시 심을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SSD 전부를 날려버리고 윈도우를 직접설치하는 것이 좋다. 이러면 복구파티션 자체도 모두 포맷시켜버리기 때문에 백도어가 없어진다.
USB 디스크를 이용해 SSD를 완전 포맷하고 윈도우를 재설치해도 윈도우 정품인증 정보는 여전히 메인보드에 남아있다. 그래서 이렇게 완전 클린설치를 해도 나중에 설정에서 정품 인증하기를 선택하면 별도의 키 요구 없이 바로 인증이 완료된다. 그러니 걱정말고 과감히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온 윈도우를 밀어버리자.